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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소를 굶겨 죽이는 농장주에 대한 기사를 보며... 축산업자 아들이...

최근 소를 굶겨 죽이는 농장주에 대한 기사가 보인다.
아버지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안타깝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다만 댓글들 보면 어이가 없다.
거기에 답답함을 느끼며 축산농가 자식으로 댓글에 대해 답한다.

1. 광우병으로 그렇게 많이 묻었는데...왜 소값이 떨어질까.. 아직 시작도안한 fta 탓이라니...
- 광우병이 아니라 구제역이고 구제역으로 죽은 동물은 소보다는 대부분 돼지다. 그리고 구제역에 의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소고기의 소요가 줄었고 그로 인해 가격이 하락되었다. 최근 돼지고기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 조금은 늘었지만 이미 가격은 바닥칠 때로 쳤다. 그리고 아직 시작도 안한 FTA라니 그럼 시작하고 나서 말하라는건가? 불난 집에 기름인지 물인지 모르는 액체를 냅다 부어 놓고 "아~ 이거 기름이였네." 이러라는 거랑 뭐가 다른건가? 그것도 기름일 가능성이 높은 액체를...

2. 왜 미리 안 팔았냐?
- 소가 일반 공산품처럼 그냥 시장에 놓으면 팔리는 줄 아는 모양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 소는 보통 구매자가 농장을 방문해서 구매해가거나 우시장을 통해 판매를 하는데 농장에 방문하는 경우 왠만하면 구두로 이야기 되어서 거래가 성사되지만 가장 많은 경우인 우시장의 경우 판매가 안되고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면 그냥 다시 가지고 와서 다시 비육해야된다. 이 농장주가 못 팔았는지, 안 팔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댁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거래가 쉽게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면 농장주는 싸게라도 팔고 싶어도 사는 사람이 더 떨어질꺼 생각해서 안 사면 못파는거다.

3. 왜 굶겨 죽이냐? 짚이라서 사서 주던지... 비 인간적이다. 차라리 편안히 죽여라.
- 논에 굴러다니는 짚이라고 싸구려인줄 아는 모양이다. 짚도 가격이 상당하다. 내가 알기로는 큰 뭉치 하나에 작년(2010)에 5만원이 넘었다. 짚 사서 먹을 돈 있었으면 아마 사료 사 먹였을 것이다. 비 인간적이다. 이 부분에서는 나도 약간의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아버지만 보더라도 자기 끼니는 거르더라도 소 밥 주는 것은 절대 거르지 않는다. 보통의 축산업자가 이런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농장주도 20년정도 소를 키웠다고 하니 이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런 사태가 된 것은 전 재산을 다 팔고 1억이 넘는 빛까지 지면서 노력했는데도 전혀 바뀌지 않고 더욱 악화되는 현실과 이러한 것을 수수방관하는 협회와 정부에 대한 항의 그리고 국민에 대한 호소 같은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 방법이 옳지 못했다는 것에는 나 역시 동의 하지만 오죽 답답하면 저러겠는가라는 것도 조금은 생각해보길 바란다. 평생 자기가 피땀흘려 이루어놓은 것을 다 포기하는 심정을 말이다. 그것도 자기 자식 같은 소를 굶어 죽여가는 심정을...... 그리고 안락사. 이 것도 돈 든다. 자식 같은데 그 돈이 아깝냐? 하는 거면 그 돈이였으면 사료를 샀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4. 유통구조 못 바꾸나?
- 농민들은 그런 힘이 없다. 그런 힘이 있으면 채소, 과일 등의 폭락은 왜 발생했겠는가. 거기에 소 라는 생물은 농민이 곧바로 소비자와 직거래 하기 힘들다. 우선 법적으로 도축을 축산업자가 바로 할 수 없으며 도축 후 냉장고에서의 고기 숙성도 필요하다. 그 밖에 유통과정에서 자격증이나 허가증이 필요한 지는 모르겠지만 도축하는 것에서부터 진입장벽이 높다. 이 모든 것을 전부 관리할 수 있을 정도의 부농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지 나는 모르겠다. 이미 이정도가 되면 농민보다는 축산업 관련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그런걸 고칠 힘이 있으면 소 고기에서 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30% 밖에 안되는 이 유통구조를 그냥 두겠는가? 농민들이라고 바보, 멍청이, 등신은 아닌데 말이다. 비록 당하고 있지만... 여튼 유통 구조는 농민의 힘으로는 힘들다. 마치 하도급 회사와 대기업의 관계처럼 말이다.

이상 축산업자 아들이 짧막한 지식으로 글 올린다.
내가 축선업자가 아니다 보니 깊이있고 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적진 못했어도 그래도 아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적었으며 이것으로도 아무것도 모르며 떠드는 보통 사람들보다는 많이 알고 그에 기반해서 열심히 적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말하겠다. 난 농민은 잘 했다. 라고 말하려고 하는게 아니다. 그 들은 그 나름대로 노력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다.
그런데 이걸 마치 농민이 무식하고 고칠려고 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니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잘 못 됐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땅은 정직하다.라고 한다. 맞다 땅은 아직도 정직하다. 하지만 그 정직함이 정직하게 대접 못 받는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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